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킹달러에 환율 출렁… 장중 1356원 연고점

입력 | 2023-09-28 01:40:00

美 고금리 장기화-셧다운 우려 겹쳐
당국 “투기-시장불안 심해지면 대응”



미국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2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퍼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이날 장중 1356.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21일(1356.6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시장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크게 출렁이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커진 것도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고금리 전망이 퍼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4.56%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6.21로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며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인 흐름이 나타나거나 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킹달러에 韓 수입물가 상승… 침체 장기화 우려


환율 장중 1356원 연고점
달러 강세 유로-엔화 환율도 출렁
美 금리인상땐 연말까지 이어질듯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연일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이런 환율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장중 연고점인 1356원까지 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달러화 대비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유로화, 엔화 같은 주요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 시간)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화도 1.0567달러로 올 3월 16일 이후 가치가 가장 낮았고, 달러-엔 환율도 달러당 150엔 선에 가까워져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굳어져 연준이 금리를 2회 이상 올려야 할 확률이 40% 정도 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과 함께 연준의 기준금리가 7%를 기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 미국이 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이른바 ‘킹달러’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도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의회가 이달 말까지 예산안 처리와 임시 예산 편성에 모두 실패해 셧다운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에 직간접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셧다운은 미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선 강달러 현상이 10월 이후엔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도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로 인해 경제지표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이 1400원 이상 환율이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