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에군(结棍)’은 중국 항저우 지역 방언으로 ‘대단하다’ ‘강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의 아시안게임 선전을 기원합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 골프 대표팀은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번 대회부터 프로 골퍼의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한국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25), 김시우(28)에 아마추어 조우영(22), 장유빈(21)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조우영, 장유빈은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을 한 ‘프로 잡는 아마추어’ 입니다. 내친김에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끊긴 금메달에 대한 기대도 높습니다. 당시 한국은 개인, 단체전 우승을 모두 휩쓸었습니다.
조우영은 “남자 선수들은 티샷만 똑바로 친다면 모든 홀에서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른 주요 대회보다 변별력이 크지 않다. 퍼팅, 웨지플레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막내 조유빈은 “(국내 대회보다) 좀 더 쉬운 세팅인 것 같다” 면서도 “그린 스피드가 (훈련을 했던) 어제보다 더 느려졌다. 빠른 그린에서 쳐오던 성재형, 시우형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임성재는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굉장히 쉬운 코스는 아닌데 다들 스코어가 잘 나와서 당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이날 1라운드에 출전한 82명 중 절반이 넘는 46명이 언더파를 기록했습니다. 임성재는 “생각했던 것보다 다른 선수들의 스코어가 잘 나와서 당황했다”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장유빈은 11언더파로 61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습니다. 11언더파는 장유빈의 공식 대회 기준 라운드 최소타 타이. 1~6번홀 6연속 버디 또한 살면서 처음 해본 경험입니다. 첫 국제종합대회에서 거둔 성적표라곤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1라운드를 마친 조우영. 항저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와중에 조우영은 취재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코스가 변별력이 크지 않은 만큼)최소 15언더에서 최대 25언더를 목표로 삼았다”는 설명입니다. 4라운드 기준 개인 스코어를 말한 것이냐 묻자 조우영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단체전 기준 매 라운드 목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신 것처럼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은 4명 중 매 라운드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합니다. 실제로 코스 난이도가 얼마나 낮은지, 동시에 선수들이 얼마나 단체전을 중시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이날 조우영은 9언더파 63타로 공동 3위, 임성재와 김시우는 6언더파 66타로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라운드 기준 26언더파 190타로 단체전에서도 선두에 올랐습니다. 2위 싱가포르(22언더파 194타)와 4타 차입니다. 1라운드만 놓고 보면 목표를, 그것도 최대치를 초과 달성한 셈입니다.
물론 안심하긴 이릅니다. 조우영은 “오늘 같은 스코어가 사흘 내내 나오리란 법이 없으니까 최대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맏형 김시우도 “(단체전 성적도 걸린만큼) 스코어가 잘 안나오더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걸 선수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것일테죠. 추석 당일 열리는 2라운드에도 선수들도 보름달같은 기분 좋은 스코어카드를 받아들길 기대해봅니다.
항저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