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시나리오 따를 경우 올해 영업손실 9.1조원 "尹정부, 본질적 해결책 없어…전기요금 현실화해야"
4분기 전기요금 조정안이 추석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최대 9조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현실화될 경우 내년 사채한도가 초과돼 연내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영업손실은 7조1827억원, 당기순손실은 6조41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올해 환율이 달러당 1270원, 유가(브렌트유)가 배럴(bbl)당 82.8 달러일 때를 가정해서 전망했다.
이미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섰고 유가는 92.28 달러를 기록하는 등 부정적 시나리오에 가까워진 만큼 사채한도 초과를 위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전은 내부 개혁에 나서기 위해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 5월부터 이어온 비상경영위원회를 확대 재편한 것으로, 김동철 신임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올해 2분기까지 한전은 8조4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전은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총부채가 201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한전의 당기순손실액이 증가할 경우 한전채의 발행한도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해 연말 ‘한전법’ 개정으로 한전채 발행 한도가 늘어났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공사의 사채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5배로 확대하고 경영위기 상황 해소 등을 위해 긴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6배의 범위 내에서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부정적 시나리오에 따라 당기순손실액이 7조8000억원에 이를 경우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65조5000억원에 그치게 돼 시중 한전채가 발행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한전도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2024년 말 사채발행배수는 7.3배에 이르고, 2027년에는 36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은 지난 5월19일 에너지 공기업 수장으로서 역대급 적자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 취임 후 간부들에게 “직면한 절대적 위기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고 핵심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임기 첫날 ‘워룸(비상경영 상황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장실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실제 숙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측은 정부가 본질적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4분기 요금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양이 의원은 “작년의 엄청난 한전 적자로 인해 최근 5년간 47조4000억원 규모를 유지하던 적립금이 17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며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상의 부정적 시나리오대로 올해도 많은 손실을 기록할 경우 내년 시중 한전채가 발행 한도를 초과하게 돼 진짜로 파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한전의 구조조정만 강조하고 본질적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전기요금을 현실화해 한전을 하루빨리 경영정상화하고 서민들에게는 충격이 없도록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에너지바우처 지원을 확대하는 등 취약계층과 중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