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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5년새 37% 증가…의료 인프라는 대부분 수도권

입력 | 2023-09-30 13:26:00


정신질환자가 수가 5년새 약 37%나 증가한 가운데 환자 절반 이상이 비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을 치료할 병원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는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의료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2017년 약 340만명에서 지난해 465만명으로 5년새 약 37% 증가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환자 숫자는 238만7701명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를 위한 의료 인프라는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지속치료 시범사업 참여기관 87곳 중 36곳은 서울·인천·경기 소개 의료기관이다.

정신질환자가 입원 없이 치료·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 기관의 경우 수도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참여 기관 64곳 중 27곳(42%)은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 수가 18만명이 넘는 전남은 ‘낮병동 관리료 시범사업’ 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정신질환자 수가 각각 8만명, 3만명인 울산과 세종에도 낮병동 시범사업 참여기관이 없다.

이 같은 문제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는 사례도 다수 발생했다.

소방청이 이종성 의원에게 제출한 2022년부터 지난 3월까지 시도별 응급이송 시간 지연 상위 20개 사례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자 병원 선정 지역으로 응급 이송이 120분 이상 소요된 31건 중 1건을 제외한 30건이 모두 비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특히 농어촌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다른 지역 병원을 찾아가는 경우도 빈번했다.

지난 1월 강원 태백에선 119 구급대가 정신질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다가 4시간40분 만에 원주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해 2월 울산에선 정신질환자의 자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3시간 만에 경주에서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다.

이종성 의원은 “정신질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고, 절반 이상이 비수도권에 거주하는데 관리할 병원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지방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 치료와 관리를 위한 의료인프라 확충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