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선 첫 경기에서 베트남에 패했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975년 대회 출범 후 첫 ‘4강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를 썼던 여자배구에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첫 ‘아시안게임 노 메달’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1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배구 C조 예선 1차전에서 베트남에 2-3(25-16, 25-22, 22-25, 22-25, 11-15)으로 역전패했다. 두 세트를 따낸 뒤 세 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8월 30일 아시아선수권 예선에서 2-3 패배를 그대로 되풀이했다. 당시에도 한국은 두 세트를 따낸 뒤 세 세트를 내주며 역전패했다. 약체와의 경기에서 ‘충격패’했다고 표현하기도 어렵다. 1일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은 한국이 40위로 베트남(39위)보다 한 계단 낮다. 이날 패배로 한국의 베트남 상대전적은 11승 5패가 됐다.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이 6월 2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대회 불가리아의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배한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6.27 뉴스1
남자배구 대표팀은 12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패하며 최종 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 여자배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첫 남녀 대표팀의 ‘동반 노 메달’ 불명예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배구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저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