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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6개 한국 수영, AG 사상 처음 日 넘었다

입력 | 2023-10-03 03:00:00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년 광저우 4개 넘고… 총 메달은 2006년 도하 16개 앞서
김우민, 박태환 이후 첫 3관왕… 김우민-황선우 ‘다관왕 2명’ 처음
경험-육성-경쟁 통해 ‘르네상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 왼쪽부터 황선우, 양재훈, 김우민, 지유찬, 백인철, 이호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개로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성적은 거뒀다. 항저우=뉴스1


한국 수영(경영)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 6개, 은 6개, 동메달 10개를 가지고 돌아왔다. 금메달 수는 물론이고 전체 메달 수(22개)도 한국의 아시안게임 수영 최다 기록이다. 금메달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4개, 전체 메달은 2006년 도하 대회 때 16개(금 3개, 은 2개, 동 11개)가 이전 기록이었다. 한국 수영은 또 아시안게임 참가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5개)보다 금메달을 많이 따는 기록도 남겼다. 중국이 금메달 28개로 1위, 한국이 2위, 일본이 3위다.

김우민(22·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400m와 800m, 계영 800m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2010년 광저우 대회 당시 박태환(34) 이후 13년 만에 3관왕에 올랐고, 황선우(20·강원도청)도 남자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금메달로 2관왕이 됐다. 한국 수영이 아시안게임 다관왕을 동시에 두 명 이상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유찬(21·대구시청)은 남자 자유형 50m, 백인철(23·부산 중구청)은 남자 접영 5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기록 1개, 아시안게임 기록 6개, 한국 기록 10개를 새로 썼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수영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여자 개인혼영 200m 우승자 김서영(29) 한 명뿐이었다. 그럴듯한 신기록도 김서영이 이 종목 결선에서 세운 대회 및 한국 기록(2분08초34)뿐이었다. 그랬던 한국 수영이 5년 만에 르네상스를 맞이한 이유는 경험, 육성, 그리고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하곤 했다. 이제는 이런 말이 들리지 않는다. 2021년 대한수영연맹에 새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연맹은 한동안 출전을 도외시했던 쇼트 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등에도 최대한 많은 선수를 출전시켜 국제 경험을 쌓게 했다.

육성 전략도 빛을 발했다. 연맹은 지난해 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남자 계영 800m를 ‘전략 육성 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남자 자유형 200m 대표 선발전에서 1∼4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과 함께 2년 연속으로 호주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계영 800m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기록(7분1초73)으로 우승했다. 올해는 이은지(17·방산고), 이주호(28·서귀포시청·이상 배영), 조성재(22·고양시청) 최동열(24·강원도청·이상 평영) 등 비(非)자유형 선수에게도 호주 전지훈련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 역시 이번 대회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다녀온 전동현 코치(48) 등 국가대표 지도자들도 새 노하우를 배워 와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렇다고 선수들 사이에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질 수는 없다. 한 국가대표 선수는 “수영만 잘하면 나도 (전략 육성) 대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선수들 사이에 묘한 경쟁심이 생겼고 (대표팀 내에) 훈련을 하루도 게을리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항저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