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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참사’ 男농구, 도하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中에 14점차 완패

입력 | 2023-10-03 14:55:00

개최국 중국에 70-84 완패
역대 두 번째 4강 진출 실패




한국 남자농구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최국 중국에 완패하며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후 1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개최국 중국과의 대회 농구 남자 8강전에서 70?84, 14점 차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6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에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선 은메달, 2014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1954 마닐라 대회부터 농구 종목에 출전해 4강 진출에 실패한 건 도하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도하 참사’에 이은 ‘항저우 참사’다.

중국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우승팀답게 시종일관 한 수 위 기량으로 여유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체육관을 채운 약 1만8000명 홈 팬들을 즐겁게 했다.

한국은 공수에서 모두 힘을 쓰지 못했다. 공격에선 중국의 빠르고, 강한 압박에 고전했고, 수비에서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당해내지 못했다.

추 감독이 즐기는 포워드 농구의 조각이었던 문성곤(KT), 송교창(상무)이 부상으로 낙마한 게 뼈아픈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날 보여준 경기력은 처참했다.

우승후보로 꼽힌 중국을 너무 일찍 만난 게 불운이라면 불운이다.

부진한 경기력이 자초한 결과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77-83으로 패하며 조 1위와 8강 직행을 놓쳤다.

이 때문에 전날 바레인을 상대로 8강 진출 결정전을 치렀다. 경기가 약 오후 11시에 끝나 14시간 만에 다시 중국을 상대한 것이다.

중국을 8강에서 만나는 건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데 일정까지 도와주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2진급으로 출전한 일본에 일격을 당한 후폭풍이다.

중국은 1쿼터부터 자오 루이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혼자 6점을 몰아쳤다.

특히 평균 202㎝의 높은 평균 신장을 자랑하지만 골밑 공격에 치중하지 않고, 공간을 활용한 유기적인 운영을 펼쳤다.

한국은 1쿼터에서 3점슛 2개를 내준 반면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종규(DB)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13-20으로 1쿼터를 뒤진 한국은 2쿼터 초반 연속으로 7실점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13-15에서 연속으로 12점을 내주는 동안 공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며 13-27, 14점차까지 뒤졌다.

라건아(KCC), 김선형(SK)의 득점과 변준형(상무)의 3점포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20-29에서 연속으로 14점을 내줘 20-43, 23점차까지 벌어졌다. 안일한 패스로 공격권을 넘겨줬고, 공격에선 슈팅 기회를 전혀 잡지 못했다.

중국은 내외곽에서 자유자재로 원하는 경기를 펼쳤고, 속공과 압박까지 곁들였다.

추일승호는 전반을 30-50으로 크게 뒤지며 전반을 끝냈다.

한국은 전반에 3점슛 12개를 던져 2개만 성공(17%)했고, 필드골 성공률도 33%로 저조했다. 중국의 수비를 거의 뚫지 못한 셈이다.

한국은 3쿼터에서도 점수 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45-66로 크게 뒤지며 3쿼터를 마쳐 전의를 상실했다. 그리고 4쿼터에도 추격에 실패했다.

한국은 라건아가 14점, 양홍석(LG)이 13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중국에선 두룬왕(16점)과 후진큐(14점)가 맹활약했다.

한편, 중국 출신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센터 야오밍 전 중국농구협회장이 경기를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


[항저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