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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바둑 銀 최정 “팀원에게 많이 미안…결승 너무 아쉽다”

입력 | 2023-10-03 15:13:00

한국, 여자 바둑 단체전 결승서 중국에 1-2 패
"포석 어렵게 짜였다…초읽기 몰려 실수 나와"
목진석 감독 "男 결승전서 좋은 결과 바란다"




한국 여자바둑 대표팀 에이스 최정(27) 9단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바둑 단체전 정상에 서지 못한 데에 아쉬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최정, 오유진(25) 9단, 김은지(16) 7단이 나선 한국 여자대표팀은 3일 중국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바둑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1-2로 패했다.

오유진이 위즈잉 7단을 319수 만에 흑 1집 반 승했지만, 최정과 김은지가 불계패했다. 최정은 리허 5단에게 203수 만에, 김은지는 우이밍 5단에게 275수 만에 백 불계패로 고배를 마셨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 여자 바둑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전에서 아쉽게 놓쳤다.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최정의 패배는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뒤 취재진을 만난 최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저 때문에 져서 팀원한테 많이 미안하다”며 “결승까지 오느라 굉장히 고생이 많았는데, 결승에서 많이 아쉬웠다. 다들 너무 고생한 것 같다”고 차분히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포석이 어렵게 짜였던 것 같다”며 “중반에도 만만치 않았던 순간이 있었는데, 거기서 초읽기에 몰리면서 실수가 많이 나와서 갑자기 좀 형세가 기울어진 것 같다”고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어 “포석이 중요했던 것 같다”라며 “오늘은 리허 선수가 잘 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팀원을 두고 “연속으로 (대국을) 하는 것은 다른 선수도 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만 힘들다고는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적응하는 데 조금 힘든 선수가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던 바둑은 이번 대회에서 13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 당시 금메달 3개(남녀 단체전과 혼성 페어)를 싹쓸이하고 동메달 1개까지 가져가며 주최국 중국을 압도한 바 있다.

최정은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많은 나라 선수를 한자리에서 볼 기회가 사실 거의 없었는데, ‘작은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의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오유진은 “대국 내용은 계속 어려웠던 것 같다. 팀원을 항상 믿었기 때문에 제가 열심히 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열심히 뒀다”라며 “흔치 않은 기회에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다. 많은 도움이 됐고,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역전패를 허용한 김은지는 “중반까지는 제가 좋은 건 많이 알고 있었다. 초읽기에 몰리면서 착각이 나왔다. 그래서 바둑 내용이 많이 아쉽다”면서도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 나와서 정말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만약에 다음에 또 아시안게임이 열리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을 지휘한 목진석 바둑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은 100%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당연히 감독 책임”이라며 “한 발짝 부족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선수는 다들 너무 애썼고, 긴 시합 기간 고생했다”고 다독였다.

목 감독은 “오후에 남자 단체전 결승이 아직 있다. 추슬러서 남자 단체전에서는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은 이날 오후 4시에 펼쳐진다. 모든 대국의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덤은 7집 반으로 중국 규정을 따른다.

[항저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