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7%대 금리 시대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현재 5.25∼5.5%인 미국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경제 주체들이 빚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부채 문제에 있어서 한국은 주요국 중 가장 취약한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다.
다이먼 회장은 금주 초 한 인터뷰에서 “작년에 5%대 금리가 올 거라고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 그러냐’라고 물었다. (7%대 금리는)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말 기준금리 상단을 5.75%, 내년 말 5.25%로 전망하지만, 금리가 그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그 이유로는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지정학적 위험을 꼽았다. 재정적자 때문에 미국이 적자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금리는 더 상승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인플레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부채 위험에 대한 안팎의 경고음이 커지는데도 한국의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작년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8.1%로 5년간 16.2%포인트 상승했다. 26개 주요국 중 두 자릿수로 늘어난 유일한 나라다. 가계부채에 기업부채를 더한 민간부채는 같은 기간 42.8%포인트 늘었다. 주요국 중 증가 폭 1위다. 정부 부채의 증가 속도도 87개 비교 대상국 중 16위로 상위권이다.
지금처럼 과도한 빚을 짊어진 채 초고금리 시대를 맞는다면 우리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된다. 가계, 기업, 정부 모두 과거 1∼2%대 저금리 시절 형성된 느슨한 ‘부채 감각’을 서둘러 털어버리고 불요불급한 빚부터 줄여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