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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주변 개발 막혀 50년간 최대 10조 피해…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로 도약의 발판 마련

입력 | 2023-10-04 03:00:00

강원도 등 3200억 사업 이달 착공
데이터 기업 등 360곳 유치 계획
일자리 1만개-2373억 생산유발 기대




소양강댐은 ‘한강의 기적’에 기여했지만 댐 건설에 빛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댐이 건설된 지역에는 그늘도 짙었다. 강원 춘성군(현 춘천시), 양구군, 인제군의 6개 면 38개 리가 일부 또는 전부 수몰되면서 3153가구, 1만8546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가구당 247만 원의 보상금은 실향의 아픔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댐이 만들어지며 인접 도시였던 춘천과 양구는 직통으로 오가지 못하고 홍천, 인제로 멀리 돌아가야 했다. 이동 거리는 47km에서 93.6km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통행 시간은 4배 이상 증가했다. 1975년 3월 소양강댐 주변이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 고시됐고 특정 시설 외에는 건축이 제한됐다. 교통이 단절되고 개발이 금지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고통을 겪어 왔다. 강원연구원 분석 결과 50년간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댐 주변 지역 피해액은 6조8000억∼10조 원 사이로 추산됐다.

이들 지역에선 그동안 소외된 지역 개발을 보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강원도,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지역 투자를 시작했다. 이달 소양강댐 하류 인근 춘천시 동면 일대에는 규모 81만6000m, 공사비 약 3200억 원의 초대형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이 2027년을 목표로 착공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물기업 특화기업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각종 온라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시설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또 데이터센터 내 장비들은 작동 과정에서 엄청난 열기를 내뿜는 동시에 열에 매우 취약해 냉방이 필수적이다.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에서는 사계절 내내 심층부 4.7도 수준의 수온을 유지하는 소양강댐의 풍부한 물을 데이터센터 냉각과 스마트팜 용수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온은 여름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높다. 수열에너지는 대기와 온도 차가 나는 물을 ‘히트펌프’로 순환시켜 여름에는 건물의 열을 뺏고, 겨울에는 건물에 열을 전달한다. 전력 비용을 화석연료 냉난방 설비에 비해 30∼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강원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이런 장점을 내세워 데이터와 클라우드 관련 360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약 1만 명의 신규 일자리로 2373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220억 원의 지방세 세수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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