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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AI로 만든 가짜 나 등장” 허위광고 경고

입력 | 2023-10-04 03:00:00

보험 광고 영상에 “주의하세요”
美 CBS 앵커 킹도 조작 영상 게시
딥페이크 논란 확산속 파문 커져
NYT “현재 규제 논의는 걸음마 수준”



“AI가 만든 가짜 톰 행크스에 속지 마세요” 미국 유명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인공지능(AI)이 만든 자신의 이미지가 동의 없이 치과 보험 광고에 쓰인 사실을 알렸다. 그는 올해 67세인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 젊어 보이는 조작 이미지를 첨부하고 “주의하세요. (온라인에) 떠도는 그 광고 영상 속 AI 버전 나는 실제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톰 행크스 인스타그램 캡처


“주의하세요. 나의 인공지능(AI) 버전이 나오는 광고 영상이 돌아다녀요.”

미국 유명 영화배우 톰 행크스(사진)가 1일(현지 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온라인에) 떠도는 치과 보험 광고 영상 속 ‘나’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영상 속 자신은 AI로 꾸며낸 가짜라고 경고했다. 올해 67세인 행크스는 AI로 만들어진 허위 영상 경고문과 함께 문제의 광고 이미지로 추정되는 자신의 젊은 시절 사진도 올렸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행크스의 AI 허위 광고 경고는 AI의 딥페이크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딥페이크는 사진 및 비디오를 합성해 인물의 발언이나 행동을 조작하는 기술이다.

AI로 배우의 이미지와 목소리를 재현해 실제 영상에 등장하게 하는 ‘가상배우(virtual actor)’는 할리우드 배우 파업의 핵심 이슈이기도 하다. AI 가상배우를 활용하면 실제 배우를 기용하는 것보다 더 쉽게, 더 낮은 비용으로 연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조(SAG-AFTRA)는 “영화 제작사가 AI로 정당한 보상 없이 배역을 ‘가상배우’로 대체해 연기 일자리를 없애려 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먼저 파업을 시작한 작가 파업은 148일 만에 제작사 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 조건에 합의했지만 배우 파업은 지속되고 있다.

행크스는 올 7월 배우 파업 직전에도 “이제 누구나 AI, 딥페이크 기술로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 모습을 재창조할 수 있다”며 “‘32세의 나’가 나오는 영화도 만들 수 있으며 내가 내일 버스에 치여도 내 연기는 계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의 유명인 조작 문제는 확산되는 추세다. 미 CBS방송 앵커 게일 킹은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누군가 내 영상을 조작해 체중 감량 홍보 영상으로 바꿨다”며 원본 영상과 조작 영상을 비교해 올렸다.

미국 CBS방송의 유명 진행자 게일 킹이 2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딥페이크 동영상에 대한 경고 문구를 올렸다. 그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가 동의 없이 체중 감량 광고에 쓰였다며 “속지 말라”고 호소했다. 킹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조작 영상 속 킹은 실제와 같은 목소리로 ‘내 (다이어트) 비밀을 알고 싶다면 링크를 확인하라’고 구매 사이트로 유도한다. 그는 주변에서 다이어트 상품 문의가 넘쳐 조작 영상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나는 이 제품을 들어본 적도, 써본 적도 없다. 이 AI 영상에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 규제 당국과 테크 산업계는 AI발(發) 허위 정보나 조작 영상 확산에 규제 정립에 막 나섰지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로서는 AI 이슈에 대한 ‘해답’보다 ‘의문’이 더 많다”며 규제 논의가 걸음마 수준이라고 평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