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미국 국채금리가 또다시 상승하며 16년 만의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시장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금리가 4.8%를 넘어서자 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고 8%에 육박하는 등 금리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국채금리 급등에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의 4.682%에서 이날 4.801%로 급등해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9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7.72%까지 올랐다.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5.145%로 전장인 5.110%에 비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장기 국채금리의 강세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가고 있지만 높은 수준을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발표된 8월 채용공고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아 연준의 고금리 경계령을 자극했다. 8월 미국 채용공고 건수는 961만 건으로 전달보다 69만 건가량 늘어났고, 시장 전망치(880만 건)을 크게 웃돌았다. 고용시장 과열을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현 금리인 5.25~5.50%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나는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연준 내 고금리 장기화 기류에 힘을 보탰다.
미국 고금리가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도 강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엔 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여 통화가치 하락을 막으려는 러시아도 루블화 가치가 달러 당 100 루불을 돌파해 경고음이 커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