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무인택시(로보택시)를 상용화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가 보행자를 들이받아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이 9년간 시범 운행을 거쳐 최근 24시간 영업을 전면 허용했지만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자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로이터·AFP 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후 9시30분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교차로를 건너던 여성 보행자가 뺑소니 운전자 차량에 치인 데 이어 제너럴모터스(GM)의 로보택시 ‘크루즈’에 들이받혀 차량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구출된 피해 여성은 위독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목격자 진술과 로보택시에 녹화된 영상에 따르면 나란히 선 두 차량은 녹색 신호를 받고 출발했는데, 횡단보도에 있던 여성이 차로로 난입해 사고를 당했다.
무인택시가 샌프란시스코에 처음 도입된 건 지난 2014년으로 당시엔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해 주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4년 뒤 대중교통 사업을 심의하는 캘리포니아 공공사업위원회(CPUC)는 안전요원 탑승 규제를 철폐했고 지난 8월에는 전 세계 도시 중 처음으로 24시간 영업을 전면 허용했다. 현재 구글 웨이모와 GM의 크루즈 2개 사가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와 관련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캘리포니아 차량국(DMW)은 지난 8월 크루즈를 상대로 운행대수를 50%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 혼잡한 교차로에서 갑자기 멈춰 교통 흐름을 저해하고 출동 중인 경찰·소방차의 진로를 방해하는가 하면 승객들이 차량 안에서 성관계를 해 ‘움직이는 러브호텔’이란 오명이 붙었을 정도다.
이날 DMW는 “공공 안전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배차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로보택시 추돌로 2명이 부상한 것을 계기로 자율주행 시스템 조사에 착수한 NHTSA는 크루즈 차량이 “부적절하게 급제동하거나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