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2023.9.22/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6년간 9354건의 용역계약을 맺으면서 80%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선거 홍보를 위해 ‘드론쇼’를 여는 등 수의계약 내용 중에 ‘이벤트성 용역’이 상당수 포함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수의계약 체결 현황’에 따르면 중앙선관위 및 17개 시도 선관위는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9354건의 용역계약 가운데 83.1%인 7774건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전체 계약액 3984억 원 중 수의계약 금액은 절반 이상(52.5%)인 2009억 원이다. 수의계약 건수는 경기선관위가 451건으로 최다였고, 수의계약 금액은 서울선관위가 108억28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수의계약 비중으로 보면 경남, 충남, 제주, 세종선관위는 계약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여권은 수의계약을 통해 선관위 본연의 임무인 선거 관리와 정당 및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일회성 사업에 예산이 대부분 소요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선관위는 특정 업체와 반복해 용역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는 2018년부터 6년간 A 업체와 14회에 걸쳐 총 99억5925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해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의원은 “수의계약 대부분이 선관위의 임무 및 예산 목적의 적합성이 의심된다”며 “국회와 감사원의 철저한 검증으로 더 이상의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공개입찰로 진행하지 않았지만 여러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