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 TF 지시 카카오, 경찰 수사 의뢰 예정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과 중국의 축구 8강전에서 대한민국 황선홍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10.1/뉴스1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4일 축구 8강전의 클릭 응원 수 약 3130만 건의 IP를 분석한 자료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보고했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일본이 각각 출처인 IP 2개의 클릭 응원 수만 1988만 건으로 전체의 63.5%에 달했다. 2개 IP를 제외한 나머지 해외 IP 271개의 클릭 응원은 4만 건으로 전체의 0.1%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는 5318개 IP에서 301만 건(9.6%)의 클릭이 이뤄졌다.
네덜란드와 일본 출처의 2개 IP는 축구 8강전이 끝난 지 1시간 30분이 지난 2일 0시 30분부터 낮까지 중국팀 응원을 집중적으로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가 클릭 응원 기능을 폐쇄한 2일 오후 5시경 기준으로 중국팀 응원 수는 2919만 건(93.2%)까지 불어나 211만 건인 한국팀(6.8%)을 압도했다. 방통위와 카카오는 일부 이용자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해 응원 수를 조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통위는 해외 세력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실제 IP 접속 국가를 숨긴 뒤 응원 클릭 수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4일 국무회의에서 “네덜란드와 일본 등 외국의 인터넷을 우회한 소수의 이용자를 통해 여론 왜곡이 발생했다”며 “해외 세력에 의해서도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는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 일각에선 특정 국내 이용자가 VPN을 활용해 네덜란드와 일본 IP로 클릭 응원 수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2일 0시38분경 ‘축구 응원 주작(조작) 중’이라는 게시글과 함께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보이는 화면 이미지를 띄운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네덜란드와 일본 IP를 통해 클릭 응원 수가 급증한 시간대와 일치한다. 4일 오후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클릭 응원 수 이상 현상은 서비스 취지를 훼손하는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라며 “자체 분석 결과와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의심 정황 등을 모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4/뉴스1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