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열린 정동야행 개막식 고궁음악회. 서울 중구 제공
2015년 시작된 정동야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재 야행으로, 정동 곳곳에 있는 기관과 시설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번 정동야행에는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정동제일교회, 국립정동극장 등 33개 시설이 야간 개방에 참여한다. 중구 관계자는 “올해는 ‘중심에서 만나다, 꿈의 랑데부’를 주제로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과 희망을 보듬었던 정동을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야행은 13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 고궁 음악회로 시작된다. 루네이트, 경기 소리꾼 이희문, 국악인 하윤주 등이 출연해 가을밤을 물들일 예정이다. 을사늑약이 체결된 덕수군 중명전에서는 다양한 시각 자료와 인물 모형을 통해 을사늑약의 배경과 고종 황제의 국권 회복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2016년 정동야행 개막식에 인파가 몰려있는 모습. 서울 중구 제공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정동야행의 백미로 꼽힌다. 미국과 영국에서 만든 각각 다른 소리의 파이프오르간 선율을 비교해볼 좋은 기회다. 특히 14일 오후 열리는 서울주교좌성당의 음악회가 끝나면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성당 내부를 20분 간 둘러볼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투어 프로그램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도 이용할 수 있다. 축제 기간 중 매 시 정각, 30분마다 운영되며 한국어 해설이 20회, 영어 해설이 4회 진행된다. 국립정동극장에서 시작해 중명전, 구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등을 거쳐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돌아오는 90분 코스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100여 년 전의 역사적 순간이 현재와 맞닿는 접점, 정동야행에서 새로운 ‘만남’을 구성하는 의미 있는 시간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