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률 세계 1위 노르웨이 연안선들 전기추진선으로 교체 글로벌 시장 연평균 11% 넘게 성장 현대미포조선-한화오션도 도전장
노르웨이 오슬로 선착장에 여객선이 정박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에 위치한 주황색 구조물이 전기 충전기다.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10∼20분 동안 이 전기 충전기가 선박과 자동으로 연결돼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오슬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전기·태양광을 활용해 기존 대비 에너지를 40∼50% 적게 쓰는 선박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난 게리 라르손페데 후르티루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30년을 목표로 진행 중인 회사의 ‘시 제로(sea zer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30년 역사의 선박회사인 후르티루튼은 올 6월 세계 최초로 ‘탄소 제로’ 선박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60MW(메가와트)의 고용량 배터리가 들어가고, 태양광 패널이 장착된 돛을 이용해 풍력·태양광 에너지도 이용한다. 라르손페데 COO는 “아직 어느 회사 배터리를 쓸지는 안 정해졌지만 한국 배터리사와의 협력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 총량의 3%는 선박 제조와 운행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박 업계가 전기추진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전기추진선은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과 함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오슬로 선착장에 설치돼 있는 고래 꼬리 모양의 전기 추진선 충전기. 오슬로=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조선과 배터리에서 글로벌 선두권 경쟁력을 지닌 한국 기업들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형선을 주로 제작하는 현대미포조선은 정부 및 울산시와 협력해 국내 최초 직류 기반 전기추진선인 태화호를 제작했다. 태화호는 지난해 말부터 동해안 지역에서 고래관광선으로 운영 중이다.
한화오션은 경기 시흥R&D캠퍼스에 ‘전동화 육상시험 시설’을 만들고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이는 잠수함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3000t급 잠수함 사업에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추진체로 적용해 2027년 하반기(7∼12월)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전기추진선은 주로 근해를 오가는 중소형 위주만 개발되고 있다. 수십 일간 바다를 여행하는 대형 선박을 위한 가볍고 용량이 큰 배터리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슬로=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