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건의료 종사자 7만5000명이 4일(현지시간) 3일간의 파업을 시작했다. 수년간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우면서 많은 희생을 겪은 이들은 다른 산업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보건의료기관 카이저 퍼머넌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이날 역사상 가장 대규모인 의료계 파업을 시작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카이저 퍼머넌트 노조연대 소속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저임금을 받으며 과도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X레이 촬영 기사인 한 남성은 “팬데믹 이후 많은 동료들이 나가서 일손이 줄었는데 이것이 보충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벼랑끝에 있다”고 말했다. 한 여성 간호사는 “캘리포니아 남부에 사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 살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탄했다.
카이저는 주로 서부 해안 지역을 비롯해 콜로라도와 조지아, 하와이, 메릴랜드, 버지니아에 있는 40개 병원과 620개 이상의 진료소에서 1270만 명의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이저에는 의사가 아닌 직원이 약 21만3000명 있다.
시위자들은 카이저가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신고했으며 그래서 최고경영자(CEO)에게 그 이익을 일선 노동자들과 공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DC,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오리건, 워싱턴 주가 파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카이저는 병원들이 계속 문을 열 것이며 다만 평소보다 좀 더 대기시간이 길 것이라고만 말했다. 카이저 측은 근로자측과도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저 퍼머넌트 노조연대는 24.5%의 임금인상과, 하청 계약 노동 및 노동 아웃소싱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연대는 카이저 측이 불공정한 노동 관행을 계속할 경우 11월 추가 파업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