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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선수들 금·은 땄는데 사진 삭제…‘6·4’ 검열 논란

입력 | 2023-10-05 10:27:00


[AP/뉴시스]



중국 관영매체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결승전에서 나란히 1·2위로 들어온 자국 선수들의 사진을 돌연 삭제해 비난을 샀다.

5일 CNN등 외신 따르면 지난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육상 100m 허들 결승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린위웨이와 2위로 골인한 우옌니가 트랙 위에서 울먹이며 껴안았다.

자국 선수가 1·2위로 골인하자 중국의 CCTV 등 관영 매체들은 선수들이 포옹하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 1시간 만에 이 사진이 돌연 사라졌다.

당시 린위웨이는 6번 레인에서 뛰어 유니폼에 숫자 ‘6’을 달았고, 4번 레인에서 뛴 우옌니는 유니폼에 숫자 ‘4’를 달았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포옹하며 6·4라는 숫자가 우연히 만들어졌다.

CNN은 해당 사진이 6·4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이 검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6·4’ 는 1989년 6월 4일 중국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신화/뉴시스]


문제의 사진은 관영매체 뿐 아니라 중국의 인기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 찾을 수 없으며, 신화통신에는 사진이 남아 있지만 6·4 숫자는 잘려 보이지 않는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 2위로 들어온 우옌니 선수는 이후 부정 출발로 실격 처리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