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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이균용 부적합…尹, 빠른 시일 내 재지명하길”

입력 | 2023-10-05 13:56:00

"청문보고서 채택 전체회의 배제한 권성동에 유감"
"이균용, 도덕성·성인지감수성·역사관 등에서 부적합"
"정의당, 내일 임명동의 표결입장 확정…부결할 듯"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치렀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5일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부적합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 재지명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5일 오전 11시20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 임명동의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심 의원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인사청문 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총평을 보고 드리고자 한다”며 “먼저 저는 지난 9월 21일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과 관련하여 청문보고서 초안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고 변경된 회의시간도 성실하게 고지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던 특위 전체회의에서 부당하게 배제된 것에 대해 권성동 특위위원장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청문 위원으로서 저의 판단을 보고드릴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심 의원은 “대법원장은 민주공화국의 3대 기둥 중 하나인 사법부의 수장이자, 국가 의전 서열 3위의 자리”라며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인권의 최후의 보루이자 소수자 보호의 특별한 책무가 있는 비다수파 기관의 최종 책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대법원장 후보자는 다른 사람의 위법을 단죄하는 엄격한 법리적 판단의 최고책임자로서의 높은 도덕성과 독립된 법관윤리를 갖추어야 하고, 다수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인권 보호와 차별해소에 투철한 사명감을 갖추어야 하며, 국가 서열 3위로서 헌법정신을 수호하는 올바른 역사관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잘라 말했다.

심 의원은 “이균용 후보자는 도덕성과 법관 윤리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며 “자신과 가족의 재산형성 과정에서 드러난 비상장 주식 재산 누락, 농지법 위반 등 위법과 의혹이 너무 넘쳐 대법원장 후보자로서 민망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더욱이 청문과정에서 여러 의혹에 대해 모르쇠와 회피로 일관하는 태도는 법관 윤리에 대한 심각한 결함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심 의원은 “처참한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할 때 인권과 소수자 보호에 대한 사명감이 매우 박약해 보인다”며 “이 후보자는 다수의 성범죄 사건 판결에서 가해자들에게 경도된 온정주의적 감형을 내렸다”고 전했다.

심 의원은 “그 시기가 강남역 살인사건, 전 세계적 미투 등으로 국민과 국회에서 ‘성범죄 엄중처벌’이 시대정신으로 부각된 때 였다”며 “그럼에도 후보자는 시대 진보에 부합하려 하는 하급심과도 역행하는 판결을 거듭 내렸고, 피해자 인권 보다 양형편차를 줄이는 법익을 더 높게 보는 처참한 젠더인식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심 의원은 이 후보자의 뉴라이트 사관도 문제삼았다.

심 의원은 “대법원장은 헌법수호의 책무가 있다”며 “시대와 정파를 넘어 형성되고 축적된 우리의 역사는 곧 헌법정신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그럼에도 헌법에 적시된 임정법통을 부정하는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많은 국민께 충격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대법원장 후보를 다시 지명하기를 바란다”며 “다음에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고 사법부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대법원장 후보를 물색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사법부 수장 공백에 대해 “대법원장 자리의 공백은 작은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이를 정쟁으로 몰아갈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자격미달의 후보자를 추천한 책임을 성찰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법원장의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어느 때보다도 사법의 정치화가 우려되고 사회통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대한민국이 이균용 후보자보다 더 나은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공백을 없애면 좋겠지만, 이런 부적절한 인사를 지명한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사법부의 권위를 높일 수 있는 그런 걸 지명을 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법부 수장 자리를 메꿔야 한다”고 일갈했다.

심 의원은 정의당이 이 후보자 표결을 부결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전체회의때 부적절하고 부당한 그런 것 때문에 그 자리에서 입장을 말씀을 못 드려서 제가 오늘 공식 입장 말씀드린 것”이라며 “우리 의원총회에 보고됐고, 의견 교환도 다 나눴고, 입장도 정리가 됐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