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3만원 요금제 등 16종 선보여 정부 “혁신적” SKT-KT와도 협의
LG유플러스가 데이터 구간을 1GB(기가바이트)부터 촘촘히 나눠 고객이 스스로 요금제를 설계하고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맞춤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새 요금제에는 통신 3사 최초로 3만 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상품도 신설됐다. 정부에서 그간 통신 3사에 요구했던 5G 요금제 인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LG유플러스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인 ‘너겟’ 16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요금제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1GB부터 시작해 2GB 단위로 촘촘하게 나눴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통신 3사는 온라인 전용 다이렉트 요금제의 최저 용량을 8GB로 설정했고, 이보다 낮은 수준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는 없었다.
회사 측은 “너겟을 통해 데이터를 적게 쓰는 사람도 자신이 쓴 만큼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불형으로 자급제 단말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약정 조건이 없어 언제든지 위약금 없이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김귀현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은 “20대는 데이터 사용에서 양극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 같은 고객을 타깃으로 무제한과 저가 대역을 세분화한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고객은 새 요금제로 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너겟의 1GB 요금제를 선택하고 결합 할인까지 받으면 2만 원대에 5G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높은 가계 통신비를 지목하며 통신 3사에 5G 요금제 인하와 다양한 요금 선택지를 요구해왔던 만큼 SK텔레콤과 KT도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LG유플러스의 새 요금제가 과점 체제인 통신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시장에서 혁신적인 요금제가 출시된 것 같다”며 “이를 계기로 경쟁을 통해 낮은 요금으로 개인의 소비 습관에 맞는 서비스가 계속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 KT 등 다른 통신 사업자와도 이른바 ‘개인 맞춤형 요금제’ 등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협의하고 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LG유플러스의 새 요금제 출시는 첫 시작”이라며 “다른 통신사의 결과물은 협상을 마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