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육상부 회원들은 “교사가 되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육상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고승준(과학과 3학년) 양현준(체육과 2학년) 조형석(유아특수과 1학년) 심규리(체육과 2학년) 박세호(체육과 3학년) 송현경(과학과 2학년) 문현진(체육과 2학년) 홍채민(체육과 3학년) 이정후(과학과 2학년) 김래원 씨(생활과학과 1학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양종구 기자
남자 400m에서 53초62로 금메달을 획득한 조형석 씨(유아특수과 1학년)는 교대 육상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육상부에 들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하고 운동회 때 계주 멤버로 참여했던 경험이 그를 육상부로 이끌었다. 그는 “그냥 뛰어놀던 수준을 넘어 훈련하니 배울 게 많았다. 육상이 생각보다 체계적이었다. 스포츠과학 지식도 얻었다”고 했다.
서울교대 육상부는 육상 선수 출신 김방출 체육과 교수(57)가 2012년 만들었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심신을 건강하게 다져야 하는데 국내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미래를 책임질 새싹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육상을 내세웠다”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이 달리고 뛰고 던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형상화한 육상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하면서 향후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지혜를 함께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김 교수는 “예비 교사들의 스포츠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해 본 교사들이 교단에 섰을 때 아이들에게 운동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김 교수는 “육상대회에 출전했던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육상부를 만들어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자주 전해온다”고 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교대 대항 T볼 대회를 열었는데 참가했던 학생들이 교육 현장에 나가 T볼을 활성화시켰다. 이젠 서울 초등학교 T볼 대회에 100개 넘는 팀이 나올 정도로 저변이 확대됐다. 조만간 초등학교 육상부도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교사들의 반응도 좋다. 고승준 씨는 “나를 포함해 중고교 때 운동을 좋아하던 친구들이 공부하느라 거의 운동을 못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장에 나가면 아이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형석 씨는 “육상 선수 경험이 교사가 돼 아이들을 지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일찍 경험할수록 평생 즐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육상대회에 출전한 예비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운동 기회를 많이 준다면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