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배당 2주 만에 강제수사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수사팀 관계자들이 5일 압수수색을 위해 정부대전청사 통계청 감사담당관실로 들어서고 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통계청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대전지검은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해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 대검찰청이 지난달 19일 대전지검에 사건을 배당한 지 16일 만에 강제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검사와 수사관을 통계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 3동에 보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통계청 감사담당관실과 고용통계과 등을 집중 수색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2021년 11월 한국부동산원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며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통계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통계 작성 기관에서 작성 중인 통계나 작성된 통계를 공표 전 변경하거나 공표 일시를 조정할 목적으로 통계 종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 22명 중 일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압수수색 내용물 검토 등을 통해 범죄 혐의 입증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서 통계 조작은 꿈에서도 상상하면 안 된다”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통계 조작이) 일어났는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좋든 부담스럽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생산된 통계를 기초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상부의 누가 지시해도 실무진이 소신껏 직을 내걸고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