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한 대북억제 수단 될것” 기존엔 한미-미일 각각 따로 훈련 국지 도발땐 9·19합의 효력정지
정부가 북한 도발 수위에 상응하는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할 방침이다. ‘핵무력 강화’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핵·미사일 위협에 나선 북한이 향후 도발 수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대응 시나리오를 가다듬고 있는 것. 정부는 미국, 일본과 함께 공동·단독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일은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 도발을 감행할 경우 3국이 공동 대응하는 복수의 방안들을 협의 중이다. 특히 이들 시나리오 중엔 한미일 3국 군용기가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응해 한미일 3국은 미사일 방어훈련 등 해군 전력 위주의 해상 훈련 등만 실시한 바 있다. 한미일 군용기가 함께 훈련을 한 전례는 없다. 올해 3월 미국 전략폭격기가 동해에 전개돼 공중연합훈련을 벌일 당시에도 한미, 미일은 각각 따로 훈련을 실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일 군용기가 동해 등에 진입해 3국이 함께 훈련을 하는 장면만으로도 강력한 대북 억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등 심리전을 전격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입장이지만 향후 북한의 도발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확성기 가동 준비는 이미 끝낸 상태다. 올해 초 정부는 9·19합의를 포함한 2004년 6·4합의 등 확성기 방송을 금지하고 있는 남북 합의들의 일부 조항을 순차적으로 효력정지할 경우 확성기 방송 재개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