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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IT(잇)다] 디에스에프 "선진 자동화 농기계로 농가 돕는다"

입력 | 2023-10-06 07:53:00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농기계는 세계 농부들의 편의를 많이 높였다. 트랙터 뒤에 연결해 밭을 가는 로터리, 밭의 두둑 성형과 비닐 씌우는 작업(피복)은 물론 파종까지 하는 휴립복토기 등 다양한 농기계 덕분에 농민들은 더 편리하게 일하면서 더 많은 수확물을 거둔다.

농기계는 농촌의 인력 감소와 농부의 고령화, 영농지의 확장에 대응할 유망 기술로도 꼽힌다. 농기계 한 대가 농부 여러 명의 역할을 하는 덕분이다. 이에 농기계 제조사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활용 영역을 넓히는 한편, 기존 제품의 불편을 줄이고 아예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보급 중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보육 기업 디에스에프도 이런 기업 가운데 하나다.

정보통신기술로 만든 농기계를 설명하는 신정호 대표(왼쪽에서 다섯번째) / 출처=디에스에프


신정호 디에스에프 대표는 농기계 제조사의 개발 팀에서 십수 년 간 경력을 쌓았다. 농기계의 제조와 개량 기술을 연마한 그는, 농가의 불편과 농부들의 요구를 모아 자신이 직접 신개념 농기계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디에스에프를 세운다.

디에스에프는 농기계 가운데 ‘밭작물 작업기’의 연구 개발에 주력한다. 밭작물은 가치가 많지만, 그 만큼 기르는 수고도 많이 든다.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든 후, 씨앗을 뿌리고 수분 조절용 비닐을 씌워야 한다. 밭작물의 종류에 따라 고랑의 폭과 깊이를 다르게 해야 한다. 수백에서 수천 평 대규모의 밭에서 이들 작업을 하려면 사람도,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디에스에프가 만든 농기계, 폭조절 휴립기 / 출처=디에스에프


게다가, 밭작물 농사는 벼 농사와 달리 표준화되지 않았다. 작물의 종류나 지역에 따라 농사를 짓는 방법이 모두 달랐다. 그래서 각기 다른 밭작물 작업기를 써야 했다. 산에 있는 밭에서 쓸 농기계와 땅에 있는 밭에서 쓸 농기계는 형태도, 쓰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감자를 심고 캘 때 쓸 농기계와 고추를 심고 딸 때 쓸 농기계도 다르다.

신정호 대표는 이 불편을 기술로 해결했다. 비결은 ‘중앙 구동’ 방식이다. 동력을 만들고 전달하는 본체에 용도별, 작업별 부품을 장착하는 원리다. 그러면 농가는 부품을 바꿔가며 산과 평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농기계를 운용한다. 다양한 밭작물을 기계 한 대로 작업하는 효과도 누린다.

농기계를 연구 개발 중인 디에스에프 임직원 / 출처=디에스에프


기존 제품의 성능 개량에도 나섰다. 디에스에프의 폭조절휴립복토기는 밭을 갈 때 너비와 깊이를 조절 가능하다. 기존 제품은 이 동작이 불가능해 정해진 너비와 깊이로만 밭을 갈 수 있었다. 이 역시 농부들이 다양한 작업 환경과 작물에 원활하게 대응하도록 돕는다.

디에스에프는 농기계의 사용 편의를 높이는 데에도 주력한다. 농부들이 대부분 고령자인 점을 감안해 기기를 손쉽게 교체하고 성능을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이 기술을 휴립복토기뿐만 아니라 피복기, 배토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했다. 밭을 갈 때 흙이 밀려나가지 않게 제어하는 기술, 한 번 씌운 비닐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농기계를 연구 개발 중인 디에스에프 임직원 / 출처=디에스에프


신정호 대표는 정보통신기술을 농기계에 접목하면, 농작업의 효율을 높일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복지를 챙긴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농기계 전반의 디지털화를 이끌 것으로도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스마트 농기계 정책 수립과 보급을 돕는다는 목표도 세웠다.

디에스에프는 농기계를 만드는 기업이다. 농기계는 스마트팜과 바이오 종자 기술 등 차세대 농산업으로 불리는 기술보다 투박해 보일 수 있으나, 중요도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디에스에프를 적극 지원한다. 밭작물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불편을 바로 해결할 기술이라는, 더 적은 수고를 들여 더 편리하게 일하고 성과를 거두도록 도울 기술이라는 판단 하에서다.

농기계를 연구 개발 중인 디에스에프 임직원 / 출처=디에스에프


디에스에프는 한국농업기술원과 함께 우리나라 내외에서 열리는 농산업 전시회에 참가하고 기술 설명회도 열었다. 농기계 판로를 넓힐 목적으로 제품 시연회도 함께 마련했다. 나아가 이들은 힘을 합쳐 중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농업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한다. 이미 디에스에프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해외테스트베드사업에 지원, 중국에서 2년째 농기계를 실증 중이다. 인도네시아와 호주, 에콰도르와 캐나다 등 기존 농기계 수출국으로의 실적도 더 많이 올리려 한다.

디에스에프는 올해 주산단지, 농기계임대사업소, 영농회사에 농기계를 공급하고 재배 기술도 알렸다. 비닐피복기, 휴립복토기 상품화를 마치고 기술 특허도 등록했다. 이들은 스마트 파종기를 포함해 농가가 원하는 새로운 유형의 농기계를 꾸준히 연구 개발, 공급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로 만든 농기계를 소개하는 디에스에프 / 출처=디에스에프


신정호 대표는 “우리나라 농산업계는 여전히 쓰기 불편하고 운용 효율도 낮은 아날로그 농기계를 쓴다. 디에스에프는 실력 있는 연구진과 함께 정보통신기술을 농기계에 접목, 기존의 불편을 해소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 디지털 농기계 연구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