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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열공…아흔살에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 딴 전직 교사

입력 | 2023-10-06 10:59:00

김경열 할아버지(왼쪽에서 네번째)가 지난 8월 순천농협 요양보호사교육원 요양보호사 1급 자격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들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순천농협 제공) 2023.10.6


“아흔살 먹은 머리가 잘 돌아갈지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려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구순의 할아버지가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순천 금당지구에 거주하는 김경열씨(90). 그는 올해 5월부터 순천농협에서 운영하는 요양보호사교육원에 다니며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3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하며 열의를 보였고 자격증 취득에 매진했다. 3개월 동안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하루 4시간씩 수업을 들었다. 고령의 나이에 체력적으로 쉽지만은 않았다.

젊을 때와 달리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통에 관련 법령과 운영지침 등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컴퓨터로 진행되는 시험도 낯설었다.

방법은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뿐이었다. 매일 하루에 한시간씩 문제집을 풀고 수업이 끝나면 남아서 컴퓨터로 모의시험을 보며 준비했다.

그 결과 7월 치러진 요양보호사 자격시험에서 필기·실기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순천농협 요양보호사 교육원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남 보성과 순천에서 중등교사를 지낸 김씨는 구순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비결은 뭐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과 오후 집 주변 공원을 2㎞씩 걷는다.

67세인 큰아들이 “심심한데 뭐든 배워보세요”라는 말 한마디에 의지를 갖고 자격증 취득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김 할아버지는 <뉴스1>과 통화에서 “90살을 먹은 내 자신의 머리가 굳었는지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도전했다”며 “머리를 쓰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싶었다”고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자격증을 따면 아내가 아플 때 도움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육내용이 노인질환 등 일상생활에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순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