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6일 오후 이 후보자가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0.6/뉴스1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6일 “어서 빨리 훌륭한 분이 오셔가지고 대법원장 공백을 메워 사법부가 빨리 안정을 찾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부결’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빨리 사법부가 안정을 찾아야 국민들이 재판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겠느냐”며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판사직으로 복귀 여부’ ‘논란이 된 비상장주식 매각’ 등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석 295명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시켰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은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부결 이후 35년 만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대법원장 장기 공백 사태가 현실화한 것이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진행한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그간 이 후보자의 재산신고 누락 등을 거론하며 ‘부적격’ 의견을 밝혀왔다. 대법원장의 임명동의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법원장 임명 절차는 다시 진행해야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법부 공백을 메꾸려면 후보자를 원점에서 새로 검토·물색할 수밖에 없고, 민주당의 ‘묻지마 부결’ 전략으로 대법원장 지명을 고사하는 법조인도 생길 수밖에 없다”며 “후보자 물색, 검증, 지명, 인사청문회, 표결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더라도 수개월의 사법부 공백이 불가피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