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7월 극단 선택으로 사망한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한결기자 always@donga.com
8월 극단 선택으로 숨진 서울 양천구 초등교사 A씨가 올해 담임을 맡았던 학급 학생들의 생활지도로 힘들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A씨의 사망 사안과 관련해 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인이 학생 생활지도와 수업태도 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14년차 교사인 A 씨는 학기 중인 5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병가와 질병휴직을 냈고, 휴직이 끝나는 날 자신이 거주하던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특별조사단을 꾸려 고인의 동료 교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면담과 설문을 실시하고, 고인이 작성한 학급일지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고인의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1일 부장 회의를 열어 사안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교사들의 진술을 확인한 결과 회의에서 ‘구체적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으니 신중하게 대응하자’는 취지의 발언은 있었지만 사안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은 고인의 학교에 119구급차가 출동했고, 해당 학급 담임이 4번 교체됐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고인이 병가와 질병휴직에 들어가면서 해당 학급의 담임은 시간강사와 기간제교사로 임시 교체됐다. 고인은 질병휴직이 끝나는 지난달 1일부터 1년짜리 자율연수휴직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고, 새 담임 교사는 이때부터 배치될 예정이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인의 휴대전화 등 조사단의 권한으로는 열람할 수 없는 자료가 있어 한계가 있었으나, 의혹을 최대한 확인하고자 했다”며 “죽음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교권 보호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