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스타트 잡페어] 리스타트 잡페어에 이틀간 4만명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동아일보·채널A 주최 ‘2023 리스타트 잡페어―희망으로 채우는 행복 일자리’ 행사장이 채용 정보를 얻으려는 구직자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현장에서 구직자들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차린 부스에서 일대일 상담 등을 통해 일자리 정보를 얻고 새로 시작할 의지를 다졌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중국에서 16년간 부사장급 공장장으로 일했던 구완모 씨(56). 최근 은퇴했지만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해 직장을 알아보다가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3 리스타트 잡페어’를 찾았다. 쿠팡 부스 등에서 정장 차림으로 상담받은 그는 미리 준비해 온 이력서까지 제출했다. 구 씨는 “정식 면접을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력서를 준비해 왔다”며 “공장까지 맡아 본 경험을 살려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취업 ‘꿀팁’ 얻고 가산점에 채용 제안까지
‘2023 리스타트 잡페어’가 폐막한 이날도 청년과 전역 예정 군인, 경력 보유 여성, 이른 은퇴에 새 일자리가 필요한 신(新)중년 등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틀 동안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약 4만 명의 구직자와 방문객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제공한 일자리 정보를 얻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장에서 바로 이력서를 내거나 면접 일정을 잡기도 했다.
호텔, 항공, 여행 등 엔데믹 시대(감염병의 풍토병화)를 맞아 채용을 늘린 기업 부스에 구직자 발길이 이어졌다. 전역을 일주일 앞뒀다는 이모 씨(21)는 군복을 입고 하나투어, 제주항공 등의 부스를 찾아 직무 상담과 취업에 도움이 될 정보를 얻어 갔다. 그는 “승무원 등 서비스직을 꿈꾸고 있었는데 이 분야 채용문이 넓어져 기쁘다”고 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직무 상담을 받은 김정은 씨(29)는 “온라인으로는 이직을 위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 이곳을 찾았는데, 실제로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질적인 채용으로 이어질 기회도 이어졌다. 이날 직원 공채 마감인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이달 채용이 시작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입사 상담을 하느라 분주했다. 해외건설협회에 상주한 현대건설 직원은 “건설업의 미래는 해외 사업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구직자들에게 해외 취업에 도움이 되는 교육 정보를 알려줬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30대 총지배인? 너도 할 수 있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채용 전제형 인턴 모집을 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현장에서 만난 뛰어난 구직자에게는 상담과 동시에 가산점을 부여해 본사 시스템에 입력해 놨다”고 했다.
● 이력서 사진 찍고, 커리어 강연 듣고
구직자와 시민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일자리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생애 첫 취업 사진을 찍었다는 대학생 최민주 씨(22)는 “리스타트 잡페어에서 찍은 증명 사진으로 꼭 좋은 결과를 얻겠다”며 웃어 보였다. ‘취업부적’으로 쓸 수 있는 캘리그래피 부스나 앞날에 대한 불안하고 막막한 마음을 해결할 수 있는 취업타로, 퍼스널 컬러 진단 등 이벤트관 곳곳은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까지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5일에 이어 이날도 현직자와 전문가들의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전양숙 유한킴벌리 이사는 “경력 단절의 위기가 때때로 찾아왔지만 동료들의 호의 덕택에 회사에서 버틸 수 있었고, 버텼기에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박자영 롯데칠성음료 소주 브랜드마케팅 팀장은 “과거엔 리더의 지시가 중요했다면 최근엔 리더가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인사이트를 주는 포용적인 리더십이 중요해졌다”고 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