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문혜경.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제공
문혜경은 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다카하시 노아(髙橋乃陵·27·일본)를 4-0(4-2, 4-2, 4-0, 4-0)으로 완파했다.
다카하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이 종목 정상을 차지했던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과 혼합복식에 이어 3관왕에 도전하던 상태였다.
문혜경은 “이번에 대표팀 성적이 부진해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문혜경.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제공
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94년 이후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더 많이 안긴 종목도 양궁(26개) 하나뿐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 소프트테니스 5개 세부 종목 가운데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른 것도 여자 단식뿐이었다.
문혜경마저 다카하시에게 패한다면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아시안게임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한 문혜경.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제공
그러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혼합복식과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문혜경은 “그때는 너무 아쉽게 져서 많이 울었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서 더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이 안 나고 그냥 멍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안성) 세계선수권대회를 잘 준비해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유영동 여자 대표팀 감독(왼쪽) 등 문혜경을 응원 중인 한국 대표 선수단.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
한국이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따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패한 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운영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혜경이 금메달을 따면서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문혜경은 “(유영동) 감독님, 동료 선수들, 트레이너를 비롯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따낸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