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용 저궤도 위성 2기 발사 성공 2029년까지 3236기 올려 접속 지원 ‘4만기 배치’ 스페이스X와 경쟁 애플-퀄컴도 위성통신 기능 강화
아마존이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시험용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인터넷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세기의 우주 전쟁이 막이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주 산업은 애플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어 첨단산업 내 새로운 전장(戰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은 6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카이퍼 프로젝트’의 시험위성 2기를 발사해 지구 상공 500㎞ 저궤도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카이퍼 프로젝트는 아마존의 우주 인터넷 사업이다. 2029년까지 지구 저궤도에 인공위성 3236기를 발사해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외진 지역에도 안정적인 접속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인터넷 사업의 선구자는 스페이스X다. 이 회사의 ‘스타링크’는 9월 기준 4088기의 위성을 통해 60여 개국, 200만여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스페이스X는 최종적으로 인공위성 4만여 기를 지구 저궤도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우주 사업에 먼저 발을 들인 건 머스크 CEO가 아닌 베이조스 창업자였다. 스페이스X보다 2년 이른 2000년 발사체 등을 제조하는 블루오리진을 창업한 베이조스 창업자는 2015년 11월 발사체 ‘뉴 셰퍼드’를 발사 후 착륙시켜 ‘재사용 발사체’의 성공 가능성을 처음 입증했다. 머스크는 이를 놓고 지구 주위를 도는 궤도 비행이 아닌 일정 고도만 찍고 내려온 준궤도 비행이라며 평가절하했다. 28일 후 스페이스X가 최초로 ‘팰컨9’의 궤도 비행 후 재착륙에 성공했다.
애플 역시 우주 사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4’에 위성통신을 통한 SOS 기능을 탑재했다. 와이파이나 데이터 통신이 먹통일 때 위성을 통해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위해 위성통신 기업 글로벌스타에 지난해 4억5000만 달러(약 6070억 원)를 투자했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 15’를 출시하면서 미국자동차협회(AAA)와 협업해 타이어 펑크 등 자동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위성으로 도움을 청하는 서비스를 추가하며 위성통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에 칩셋을 공급하고 있는 퀄컴은 올해 초 위성통신 사업자인 이리듐과 협력해 위성 기반의 메시지 송수신 기능 ‘스냅드래건 새틀라이트’를 공개했다.
주요 기업들이 수천∼수만 대에 이르는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리며 우주 쓰레기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인공위성 증가로 인한 충돌로 궤도 및 지상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구에 추락한 인공우주물체는 2021년 534개에서 지난해 2462개로 불어났다.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위성방송 통신사 디시네트워크에 수명이 다한 ‘에코스타-7’ 위성을 지정된 폐기 궤도로 옮기지 않았다며 15만 달러(약 2억 원)의 벌금을 최초로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