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격도 하락세 멈춰 잇단 감산에 대형 고객사 재고 감소 “공급 제한 결과… 회복 시그널 아냐”
8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2666’의 현물가격은 이달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가 1.448달러 대비 한 달여 만에 0.070달러(4.83%) 상승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력 범용 제품인 ‘DDR4 16Gb 2666’ 제품 가격도 지난달 8일 연중 최저가 2.715달러에서 이달 6일 기준 2.800달러로 0.085달러(3.13%) 올랐다.
D램 현물가격은 중소기업이나 개인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서 소규모로 거래하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다. 기업 간 대규모 사전 계약에 의해 정해지는 고정거래가격과는 다르고 단기 변동률도 큰 편이다. 다만 넓은 범위에서 시장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는 참조할 수 있다. 향후 고정거래가격이 현물가격의 추이를 따라갈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3분기(7∼9월) 들어서며 대형 고객사들의 재고 감소 추이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각각 감산을 시작하면서 공급량이 줄어든 효과가 반영되고 있어서다. 반도체 기업들은 하반기(7∼12월)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군의 감산 폭을 더욱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 하락세가 멈추는 데 일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아직은 전망이 밝지 않은 편이다. 전반적인 시장 수요 회복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이 점쳐졌으나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서버 업체들의 신규 투자 행보나 PC·스마트폰 구매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 사이에서 ‘지금 가격이 저점’이라는 판단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는 공급 제한에 따른 결과이며 우리가 그간 경험해 왔던 반도체 호황 사이클로 회복하는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