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공습으로 이스라엘에서 최소 47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는 7000발 넘는 로켓포를 집중 발사하며 이스라엘의 방어망을 뚫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낙하산 등으로 육해공 모두에서 침투한 무장 조직원들은 곳곳에서 지상 교전을 벌이며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하고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유혈 충돌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공휴일 새벽에 허를 찌른 대규모 공습 앞에 수천억 원이 투입된 이스라엘 로켓 방어망 ‘아이언돔’은 힘을 쓰지 못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물론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이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 수준의 정보력, 기술력을 자랑하던 시스템과 기관이 순식간에 무력화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수십 년간 무력 충돌이 지속돼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골은 깊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창살 없는 감옥’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자 고립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더라도 대규모 희생을 초래한 무차별 공습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로 강력히 규탄한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은 치솟는 유가를 더 자극해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 뇌관이기도 하다. 북한의 침공 위협에 노출돼 있는 한국으로서는 특히 ‘강 건너 불’로 넘길 일이 아니다. 하마스의 공습은 핵무기나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비대칭 재래식 전력만으로 국가 안보를 뒤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정부와 군 당국은 대외 정세를 면밀히 살피며 북한의 장사정포에 맞설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 등 대비책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