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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사전투표율 22.64%… 與 “보수결집” 野 “정권심판”

입력 | 2023-10-09 03:00:00

보선 사전투표율, 지방선거 최고치
與 “거야 폭주에 여권 지지층 뭉쳐”
野 “尹정부 대한 불만 크게 작용”
지도부, 남은 이틀 지원유세 총력



8일 오후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와 함께 서울 강서구 남부시장을 찾은 김기현 대표(김 후보 오른쪽)가 상인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22.64%로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게 나온 것을 두고 여야는 각자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라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효과”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했다. 여야는 11일 본투표 당일 최대한 많은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주말 동안 지도부가 나서 현장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 與 “보수 지지층 결집한 결과”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 7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에는 선거인 50만603명 중 11만3313명(22.64%)이 투표했다. 이전까지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았던 지난해 6·1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과 역대 재·보궐선거 중 가장 높았던 2021년 4·7재·보선(20.54%)보다 높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사전투표율에 대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등을 거치면서 야권에 반발한 여권 지지층이 일제히 사전 투표소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8일 서울 강서구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대한 심판 의지가 확고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높은 사전 투표율이 꼭 여당에 유리하다고만 해석하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여야 중 누가 더 유리하다는 도식은 깨진 지 오래”라며 “여야 지도부가 조직을 총동원하다 보니 사전투표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투표에 적극적인 유권자들은 이미 투표를 한 것”이라며 “사전투표율에 고무되지 말고, 아직 투표소에 나오지 않은 우리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장에 아직 나오지 않은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과 강서구민 다수를 차지하는 충청 지역 출신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유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휴일인 이날도 강서구에서 선거운동을 이어 나갔다. 김 대표와 함께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은 교회와 전통시장 등에서 현장 유세를 펼쳤다.



● 野 “최종 투표율 40% 넘을 것”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가 8일 서울 강서병 지역 국회의원인 민주당 한정애 의원(왼쪽)과 함께 강서구 등촌사거리 일대에서 유세차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 1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에 고무된 분위기다. 당내에서 승리를 점쳐볼 수 있는 투표율 ‘매직넘버’로 40%를 꼽는 가운데 “이 기세대로라면 최종 투표율 40%를 가뿐히 넘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 특히 강서구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인 만큼 유권자 중 40%가 투표에 나선다면 유리할 것이란 계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물론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투표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권 심판론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것. 진교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본투표일이 평일인데도 최종 투표율이 40%를 넘어선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의미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남은 이틀 동안 집중 유세를 통해 마지막까지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진 후보는 이날 ‘강서 방방곡곡 유세’를 펼치며 표를 호소했고, 홍 원내대표는 휴일인 7일 모든 공개 일정을 진 후보 지원 유세로 소화했다. 이재명 대표는 7일 지원 유세를 펼친다고 공지했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2시간 전 취소했지만 본투표 전 현장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