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리야드가 판세 앞서지만 결선투표때 伊지지표 흡수땐 승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현대자동차 래핑 차량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서 있다. 현대차는 K컬처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카 10대를 한국 대표단에 제공해 세계 곳곳에서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중이다. 현대차 제공
정부와 부산시, 경제계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 50일을 앞두고 ‘막판 유치 스퍼트’에 나선다. 정부는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고전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보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이달부터 유치 외교전을 집중할 계획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가려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표심은 오리무중이지만 우리의 유치 활동 시작이 늦었던 만큼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서는 판세로 보인다”면서도 “3분의 2 이상(122표)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인 2차 투표로 가고 여기에서 이탈리아 지지 표를 우리가 흡수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 부산이 로마는 앞섰고 리야드에 열세지만, 1차 투표에서 로마를 지지했던 표를 결선 투표 때 끌어오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은 기간 파리에서 유치 외교전을 통해 1차 투표 때 이탈리아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유럽 국가들을 집중 설득해 이들 표를 흡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유치 활동을 펼치는 것도 이 같은 계산이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투표서 사우디 3분의2 득표 막고, 2차서 伊 지지표 확보”
정부 부산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
伊 지지표 흡수 위해 EU국가 설득
阿-중남미는 韓 성장모델로 유인
파리선 BIE 대표단 표심잡기 집중
伊 지지표 흡수 위해 EU국가 설득
阿-중남미는 韓 성장모델로 유인
파리선 BIE 대표단 표심잡기 집중
“지금까지 민·관이 지구를 200바퀴 돌았고, 모든 회원국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을 거쳤다.”
9일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1년 넘게 국가적 역량을 엑스포 유치에 투입해 왔다는 것. 윤 대통령도 올해에만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의 절반 수준인 89명의 정상을 만나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 “2차 투표서 이탈리아 지지표 흡수 총력”
대륙 면적 대비 회원국 수가 많은 아프리카(49개국)나 중남미 등 미주지역(32개국)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대륙에서 사우디로 집중된 표심을 되돌리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의 금전적인 지원과 차별화해 정부는 개발도상국이 많은 이들 지역 국가에 한국의 빠른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 노하우나 기술력 전수 등 지속가능한 협력 방안을 제안해왔다.
● 이달부터 파리서 ‘부산 매력 알리기’ 집중
남은 50일 동안 정부는 BIE 본부가 위치한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막판 교섭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지금까지 국무총리나 각 부처 장관, 기업 등이 투표권을 지닌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면 파리에 모인 BIE 대표단을 상대로 외교전에 집중하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일부 개발도상국은 국가 입장과 대표단 투표 결과가 다를 수 있어 그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각국 대표단이 활동하는 파리에서 막판 표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한덕수 국무총리도 9일 파리에서 열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100여 개 국가 인사들에게 유치를 호소할 예정이다. 투표 전 사실상 회원국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 마지막 행사에서 정부는 K팝, K콘텐츠 등 K컬처를 활용해 부산 매력 알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15일 프랑스 현지에선 대규모 K팝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