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직원 대비 ‘최소 0.4%’ 제시 NH농협 미달… 국민은행은 겨우 넘겨
올해 은행권에서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국내 은행이 지난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준법감시인력 충원 비율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거나 가까스로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NH농협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은 53명으로 전체 임직원 수(1만6112명) 대비 0.33%에 그쳤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700억 원대 횡령 사건이 벌어진 우리은행 사태를 계기로 일반 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 대비 준법감시인력 비율을 올해 말까지 최소 0.40%를 넘기도록 했지만 NH농협은행은 아직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NH농협은행 측은 “인사를 1년에 두 번 하는 시중은행들과 달리 1년에 인사가 한 번뿐이라 관련 인원이 아직 보충되지 않았다”면서 “연말 인사 때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내부통제에 필요한 최소한의 관련 인력 비율을 0.80%로 보고 2027년 말까지 이를 충족할 것을 의무화한 상태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20대 은행의 준법감시 부서 인력은 689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04명 늘어났지만 전체 임직원 수 대비 0.63%에 불과한 실정이다.
준법감시 인력이 적다 보니 은행권의 자체 감사 역량도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1개 은행에서 자체 감사를 통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10억 원 이상 대규모 금융사고를 적발해낸 사례는 6건(35.29%)에 그쳤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