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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 피의자 중 정신질환자 작년 6052명

입력 | 2023-10-10 03:00:00

[조현병 환자 관리 부실]
4년새 27%↑… 코로나로 치료 놓쳐
“치료-돌봄 확충 방안 마련을” 지적




최근 잇따라 발생한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 중 상당수는 치료를 중단한 조현병 환자의 소행이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면 조현병 환자의 범죄 비율은 일반인보다 낮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조현병 환자에 대한 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과 성폭행 등 5대 강력범죄 피의자 중 정신질환자는 2018년 4774명에서 지난해 6052명으로 약 27%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의 증세가 악화돼 그중 일부가 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8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차량 및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2)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날(4일)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른 20대 남성 역시 2021년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다. 같은 달 1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에서 흉기를 휘둘러 승객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도 미분화조현병으로 치료를 받다가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이제 엔데믹에 접어든 만큼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와 돌봄 확충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공 정신병원 등이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느라 병원 문을 닫으면서 정신질환자 상당수의 증세가 악화됐다”며 “공공 상담 서비스 등을 대폭 확충해야 정신질환자에 의한 흉악범죄가 추가로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치료만 받으면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낮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