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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충돌’ 격화…11월 APEC 등 외교 일정 순항할까

입력 | 2023-10-10 08:22:00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사실상 전쟁으로 치닫으며 ‘빅이벤트’를 앞둔 한국의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지가 10일 주목된다.

최근 대통령실은 올해 정상외교에서 거둔 경제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신속히 후속 조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이달 내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대규모 프로젝트 확정을 위한 후속 일정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 외교에 주력해온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이번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미국이 추진해온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에 지장이 불가피해졌으며, 무력 충돌의 격화가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간 ‘대리전’ 양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사태 발생 직후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인 ‘제럴드 포드’ 전단을 지중해 동부로 이동시키고 탄약 등 군 장비와 자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또한 이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 이란의 ‘하마스 배후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만일 이번 사태에 대한 이란의 관여 정황이 뚜렷해 질 경우 미국 등 서방의 ‘반작용’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무장세력 헤즈볼라도 지난 8일 이스라엘 점령지에 박격포 공격을 가하는 등 이번 사태 개입 의도를 표출하며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 상태다. 헤즈볼라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으로 지목된지 오래다.

다만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가 당장 정상외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중동전쟁을 촉발했던 이집트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중재자’ 역을 자처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등 아직은 이번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으며 이른바 ‘제5차 중동전쟁’으로까지 확전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과거 중동전쟁은 (이집트 등) 중동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전쟁과 양상이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경제외교 및 대(對)중국 관리 외교에 무게를 두고 있는 우리 정부의 기본 계획에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아직은 우세해 보인다.

그중에서도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라는 ‘빅이벤트’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이 발생한 해에도 APEC 정상회의는 태국 방콕에서 예정대로 열린 바 있다.

외교가에선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을 심화하던 미중의 ‘관리 분위기’ 조성은 한중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이르면 연내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양자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이 연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일중 정상회의도 이번 중동 긴장 고조가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