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급습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이스라엘의 반격이 계속되면 민간인 인질을 처형하고 이를 중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더 타임스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조직 카삼 여단 측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공격하면 사전 경고 없이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을 때마다 인질을 한명씩 죽여 나가겠다고 했다.
카삼 여단의 아부오베이다 대변인은 “이 시간부터 우리 국민을 겨냥한 모든 공격은 경고 없이 (이스라엘)민간인 인질의 처형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며 “이 처형은 비디오와 오디오로 방송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알아크사 홍수’라는 기습 작전을 전개하며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붙잡아갔다.
인터넷에 공개된 당시의 영상을 보면 가자 지구 근처에서 열린 한 음악 축제 현장에 검은 낙하산을 탄 대원들이 내려와 춤 추던 젊은이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 축제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했다.
수백 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질로 붙잡혔다. 무장 대원들은 인질을 오토바이나 트럭에 태워 강제로 끌고 갔다.
납치된 여성의 아버지는 “딸이 태어난 뒤로 평생 보호하고, 안아주고, 지지하고, 사랑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든 시간”이라며 울면서 석방을 호소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아직 납치된 인질의 정확한 숫자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최소 1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마스 무장단체 측은 인질을 “안전한 저항군 터널”에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피의 보복’을 공언했지만, 납치된 인질의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라 보복 공격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