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경 교수가 말하는 비만 질환의 실태와 치료법 활동량 줄고 고열량 음식 섭취 늘며 국내 비만 유병률 38.45%로 높아져 마른 비만, 대사 질환 가능성 주의 혈당 등 검사로 질환 유무 확인해 식습관 개선-운동으로 비만 치료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비만은 평생 관리가 필요하고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본인의 의지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위해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국내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37.1%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수면 무호흡증, 각종 암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비만의 원인은 유전, 행동, 사회적 위치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면서 복합적이다.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 비만 질환의 심각성과 치료의 중요성에 관해 물었다.
―국내 비만 유병률은 어떠한가?
―비만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현재 비만 진단 기준으로 BMI(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를 사용한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일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비만은 3단계로 세분화해 구분하는데 BMI 25 이상 30 미만은 1단계, 30 이상 35 미만은 2단계, 35 이상은 3단계 비만으로 진단한다. BMI가 23을 넘으면 서서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 관련 대사 질환이 늘어나기 시작해 BMI 25부터 꾸준히 유병률이 높아진다. 허리둘레는 남성 90㎝, 여성 85㎝ 이상일 때 복부 비만으로 진단한다. 이는 허리둘레 증가에 따른 비만 관련 대사 질환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다만 BMI의 경우 임산부나 근육량이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근육량과 지방량을 측정하거나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를 통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고도비만이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가 증가했지만 1단계 비만 인구는 그리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문제는 2∼3단계 비만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동반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므로 심각한 고도비만을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른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가?
―환자가 비만임을 인지해 치료받는 경우는 얼마나 되나?
“환자 스스로 비만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경각심을 갖고 병원을 찾는 분들은 사실 많지 않다. 오히려 살을 빼겠다고 오셨는데 BMI 25 미만인 경우도 있고, 반대로 굉장히 비만도가 높지만 본인의 의지가 없어 보호자가 함께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치료가 필요한 고도비만 환자들의 치료율은 높지 않으며 이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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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는 얼마나 사용해야 하나?
“비만 치료와 관리는 평생 이뤄져야 한다. 환자 의지에 따라 6개월, 1년, 그 이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약을 끊고 체중이 늘어나면 다시 약을 투여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본인의 의지로 약을 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이 찔 수 있다. 현재 환자의 약물 치료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장기 치료에 대해 안전성이 확보된 치료제라도 우리나라는 아직 비만 치료제에 대한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비용적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 중 위고비와 삭센다의 차이점은?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삭센다는 모두 GLP-1 유사체 기반 약물이다. 장에서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제로 먼저 출시됐다. 약을 사용하면 위장 운동이 천천히 일어나 배가 덜 고픈 효과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위고비와 삭센다는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이 낮을 때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에 저혈당 우려가 없다. 위고비는 기존 GLP-1 유사체 기반 치료제 대비 효과가 훨씬 좋다는 특징이 있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출시된다면 기존 GLP-1 유사체 대비 체중 감소, 식욕 감소 효과 등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삭센다는 매일 투여하지만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라는 차이점도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