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이 발생해 이용객의 불안감을 키웠던 부산 기장군 정관아쿠아드림파크 옥상 장미정원이 조성된지 1년여 만에 철거된다. 졸속으로 이뤄진 공사 탓에 설치와 철거 비용으로 1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장군은 6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구축했던 정관아쿠아드림파크(드림파크) 장미정원을 6억 원 이상을 들여 철거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장미정원은 기장군이 524억 원을 들여 레인 27개를 갖춘 국내 최대규모 수영장으로 조성해 지난해 6월 개장한 드림파크의 3층 옥상에 꾸며져 있다. 약 830㎡(251평)에 다양한 꽃이 심긴 대형 화단과 목재 조형물 10여 개가 놓였다.
부산 기장군이 6억 원을 들여 정관아쿠아드림파크 3층 옥상에 설치한 장미정원의 7월 모습이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문제는 애초 드림파크 조성 계획에 없던 정원 조성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의 하자가 생겼다는 점이다. 당시 오규석 군수는 드림파크 개장을 5개월여 앞두고 급하게 이 같은 정원 조성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검토와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급하게 공사에 나섰다. 공사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무거운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옥상 바닥 곳곳에 균열이 생겼으며 아래층으로 누수가 발생했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부산 기장군이 6억 원을 들여 정관아쿠아드림파크 3층 옥상에 설치한 장미정원의 7월 모습이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에 따라 기장군은 다음 달까지 정원 철거 등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올 12월부터 6억 원 이상을 투입해 정원을 철거할 예정이다. 정밀진단 결과 장미정원 외에도 결함이 있던 것으로 드러난 옥상의 캔틸레버(공중에 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과 옥외계단실 하부의 누수 등도 보수한다. 한 기장군 주민은 “오규석 전 군수가 자신의 치적을 위해 임기가 끝나는 지난해 6월 말 전까지 드림파크를 개장하려고 서둘렀다. 졸속 공사 탓에 곳곳에 하자가 발생했고 보수와 철거 등에 중복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장미정원 철거한 공간을 비워둘 것인지 소규모 골프 퍼팅 연습공간을 설치할지 등의 옥상의 추후 활용방안을 주민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