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21.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넨 과정을 법정에서 재연했다.
유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3000만원 전달 과정을 시연했다.
그는 금품 전달 당시 착용했다고 주장하는 검은색 코트를 꺼내 입고, 현금 1000만원을 각각 흰 봉투 3개에 넣은 뒤 외투 호주머니 3곳에 나눠 담았다.
그러면서 “(경기)도청의 정진상 사무실 출입구 왼쪽에 책상이 있었는데 책상 옆에 캐비닛이 있었다”며 외투에서 봉투를 꺼내 법정의 증인석 우측 서랍에 넣는 모습을 연출했다.
재판부는 외투를 입고 돈 봉투를 넣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의 외투를 만져보며 “굉장히 두꺼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돈 준 시기가 추석 후 10월인데 지금이 딱 그때”라며 “양털코트와 같은 두툼한 것을 입는 시기가 아니라 더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외투용 코트여서 정장 상의 위에 외투를 입어야 하는게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그때는 82㎏이었는데 지금은 95㎏”이라며 “(교도소에 있을 때) 약을 먹어서 더 살이 쪘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당시 입은 외투에 돈 봉투와 지갑, 휴대전화를 넣은 사진과 평소 착용한 정장에 소지품을 넣은 사진 2장 촬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시연은 2020년 10월 중순 유 전 본부장이 다시마 액상 비료 사업을 위해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받은 3000만원을 경기도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에게 전달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당시 경기도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정 전 실장 측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불분명한 당시 기억을 다그쳤다.
2013년 4월 정 전 실장에 1000만원 전달 상황을 두고 “검찰 조사 때는 4월17일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하다가 주신문에는 18일, 재주신문에서는 17일에 바로 전달했다고 말했다”며 “뇌물 공여일자가 계속 바뀌는데 정확히 언제냐”고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앞서 1억을 못 채웠기 때문에 다음날 가져온 거로 생각한다”며 “그날 혹은 다음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행기록을 두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