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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정진상 재판서 3000만원 전달 시연…변호인 “10월에 웬 양털코트?”

입력 | 2023-10-10 14:30:00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9.21.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현금 3000만원을 건넨 과정을 법정에서 재연했다.

유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3000만원 전달 과정을 시연했다.

그는 금품 전달 당시 착용했다고 주장하는 검은색 코트를 꺼내 입고, 현금 1000만원을 각각 흰 봉투 3개에 넣은 뒤 외투 호주머니 3곳에 나눠 담았다.

안쪽 주머니 양쪽에 1000만원씩을 넣은 유 본부장은 “단추를 채운 기억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나머지 1000만원을 오른쪽 바깥 주머니에 넣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청의 정진상 사무실 출입구 왼쪽에 책상이 있었는데 책상 옆에 캐비닛이 있었다”며 외투에서 봉투를 꺼내 법정의 증인석 우측 서랍에 넣는 모습을 연출했다.

재판부는 외투를 입고 돈 봉투를 넣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의 외투를 만져보며 “굉장히 두꺼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돈 준 시기가 추석 후 10월인데 지금이 딱 그때”라며 “양털코트와 같은 두툼한 것을 입는 시기가 아니라 더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외투용 코트여서 정장 상의 위에 외투를 입어야 하는게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그때는 82㎏이었는데 지금은 95㎏”이라며 “(교도소에 있을 때) 약을 먹어서 더 살이 쪘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재차 “10㎏이 덜 나갔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로 볼 때 저 외투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유 전 본부장은 “저 옷이 맞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당시 입은 외투에 돈 봉투와 지갑, 휴대전화를 넣은 사진과 평소 착용한 정장에 소지품을 넣은 사진 2장 촬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시연은 2020년 10월 중순 유 전 본부장이 다시마 액상 비료 사업을 위해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받은 3000만원을 경기도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에게 전달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당시 경기도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정 전 실장 측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불분명한 당시 기억을 다그쳤다.

2013년 4월 정 전 실장에 1000만원 전달 상황을 두고 “검찰 조사 때는 4월17일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하다가 주신문에는 18일, 재주신문에서는 17일에 바로 전달했다고 말했다”며 “뇌물 공여일자가 계속 바뀌는데 정확히 언제냐”고 물었다.

또 성남도시공사 관용차 운행일지에 따르면 뇌물 전달 장소인 성남시청 방문 기록이 없는 사실도 따져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앞서 1억을 못 채웠기 때문에 다음날 가져온 거로 생각한다”며 “그날 혹은 다음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행기록을 두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