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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희망퇴직자에 1인당 5.5억…6년 간 10조 쐈다

입력 | 2023-10-10 16:27:00

“역대급 실적에 돈잔치…국민 눈높이 맞춰야”




은행권 임금피크제 신청 직원 수는 감소하는 반면 희망퇴직자는 매년 증가하고 이들에게 지급된 퇴직금 역시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국내 은행권 임금피크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2023년 7월까지 6년 간 인터넷은행 3개사를 제외한 17개사의 임금피크제 신청건수는 총 1만1247건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1365건, 2019년 1536건, 2020년 1756건, 2021년 2219건, 지난해 2190건으로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희망퇴직자는 급증하는 중이다.

‘국내 은행권 희망퇴직 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희망퇴직자는 1만7402명이며 이에 지급된 퇴직금은 9조6047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희망퇴직제 운영 중인 은행 전체 퇴직자(2만6852명)의 64.8%, 퇴직금액으로는 전체 퇴직금(10조1243억원)의 94.8%로 절대적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연도별로 희망퇴직자는 2018년 2573명(1조1314억원), 2019년 2651명(1조4045억원), 2020년 2473명(1조2743억원), 2021년 3511명(1조9407억원), 지난해 4312명(2조8283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희망퇴직자가 가장 많은 은행은 국민은행(3671명)이었으며 이어 하나은행(2464명), 농협은행(2349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또 희망퇴직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씨티은행(1조7593억원)이었다.

통상 희망퇴직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은행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 차원의 인력 감축에 따른 결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희망퇴직 조건과 특별퇴직금 규모가 좋다 보니 은행원들에게 제2의 인생을 위한 ‘자발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지난 6년여간 은행권 전체 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은 3억5600만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희망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은 5억5200만원으로 전체 퇴직자 평균 퇴직금의 154.9%에 달하는 수준이다.

가장 많은 평균 희망퇴직금이 지급된 은행은 씨티은행(8억2600만원)이었다.

또 희망퇴직금이 복지로 취급되기도 하는데, 이는 법정퇴직금 외에 노사 간 협의에 따라 지급되는 특별퇴직금(2~3년치 평균 연봉에 전직 지원금 등) 때문이다. 지난 6년여간 총 6조9402억원이 지급돼 전체(9조6004억원)의 72.3%나 된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한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은 계속된 천문학적 수준의 은행권 횡령과 배임 등의 금융사고로 인해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공공재 성격을 가진 은행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복지지원금 성격을 가진 희망퇴직금 지급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은행산업에 대한 국민 신뢰 제고 차원에서라도 희망퇴직금을 자율경영사항이라 외면치 말고 전체 퇴직금 규모를 과도하게 넘는 수준의 희망퇴직금 지급 은행에 대해서는 운영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며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로 보이지 않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에서의 희망퇴직금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