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신축 대단지 전셋값 상승 “84㎡이하 매물 소진, 값 2억 올라” 교육환경 좋은 노원-목동도 들썩 “보증 안되는 빌라는 쳐다도 안봐”
#1. 이달 4일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아파트 평면도를 든 공인중개사와 매물을 둘러보러 나선 세입자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8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2990채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중소형(전용면적 84㎡ 이하) 전세 계약은 거의 끝났다.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자 그나마 남아 있는 매물 가격도 올랐다. 국민평형인 30평형대의 전세 보증금 역시 입주 초만 해도 13억 원이었지만 최근 15억 원으로 올랐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대체로 가격이 떨어지지만 학군 좋은 신축인 데다 한강뷰까지 갖춰 예외인 것 같다”고 했다.
#2. 서울 금천구 시흥동 벽산 1∼6단지 등 6000여 채가 몰려 있는 단지의 공인중개업소. 5단지 전용 84㎡의 현재 전세 호가는 4억 원으로 올 초보다 2000만∼3000만 원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전세사기가 불거지며 빌라를 찾던 세입자들이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며 “최근엔 지방에서 올라온 직장인이나 신혼부부 위주로 매주 20팀 정도 집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84㎡가 13억∼15억 원 정도로 1억∼2억 원 올랐다”며 “그동안 강남권 신축 대단지 입주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쉽게 낮추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에도 수요가 몰린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30평형대(전용 84㎡) 6억 원대 매물은 다 빠지고 현재 7억5000만∼8억 원 선 매물만 있다”며 “개학 전 이사 수요가 많아 매물이 많이 나갔다”고 했다. 양천구 목동 7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전용 59㎡가 3억 원대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최고 5억 원까지 올랐다”며 “올해 초만 해도 월세를 선호했지만 지금은 다시 전세를 찾는다”고 했다.
올 초 6%대였던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진 데다 전세사기로 아파트 전세에 수요가 쏠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 화곡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빌라 전세 수요가 인근 소형 아파트로 많이 넘어갔고, 빌라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안 되는 물건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정부가 7월 전세금반환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