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접견 정상회담하듯 좌석 배치 6월 블링컨 만났을 땐 홀로 상석에 “관계 개선 이유 1000가지” 발언도 “내달 美中 정상회담 염두” 해석
시진핑, 방중 美상원의원단 면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미 상원의원단과 정상회담을 하듯 마주 앉아 면담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원 의원단을 접견하면서 정상회담 하듯 마주앉은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예방했을 때 상석에 앉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1월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방중 美상원의원단 면담 앞서 시 주석(사진 가운데)은 올 6월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을 만났을 때는 마주앉지 않고 상석에 앉았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시 주석은 상원 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미중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兩者) 관계’로 정의하며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000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여러 대통령을 포함해 많이 이야기했다”며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을 만났을 때 시 주석이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미중 갈등으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유화적 자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왕원타오(汪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이날 슈머 원내대표를 만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한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 제재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왕 부장과 미 상원 의원단이 중미 공동 관심사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해 이성적, 실무적으로 토론했다”며 “대중 수출 규제와 투자 제한, 중국 기업 제재, 인적 왕래 제한과 주미 중국 기 업에 대한 공평 대우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