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하단, 전주 대비 0.24%p↑ 고정금리 6% 중반대로…변동금리는 7%대
미국 채권시장의 ‘발작’에 지난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를 지표로 삼는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주일 사이 껑충 뛰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금리 하단이 5%대로 올라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24~6.606%로 집계됐다.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일주일 사이 0.24%포인트 급등했다. 상단 기준으로는 0.17%포인트가량 올랐다. 일주일 전(4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00~6.441%였다. 주담대는 대출 규모가 크고 만기가 길어 금리가 소폭 올라도 차주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8%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점을 새로 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뛰었다.
이에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금융채(은행채) 금리도 상승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일 4.795%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4.65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4.488%였다.
지난주 은행채 금리 상승은 이번주 대출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주요 은행들은 직전 영업일이나 전주 은행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주담대 고정금리를 산정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혼합(고정)금리의 경우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데 지난주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크게 뛰면서 대출금리도 상승폭이 커졌다”면서 “국제 정세나 국내 환경이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고금리 예금의 만기와 기업대출 등 수요에 대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를 발행하고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전국 19개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만기 12개월) 상품 37개 중 17개가 최고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4.00~4.05%다.
은행채 발행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0일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약 2조7300억원으로 지난달 순발행액(4조68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경쟁을 차단하고자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제한을 폐지했다.
이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금 및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 산정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