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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고양시의회 제276회 임시회가 폐회됐다. 조례를 포함해 102건의 안건과 1946억 원의 2차 추경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시회 첫날인 7일부터 예산안 처리를 거부하면서 보름간 단 한 건의 안건도 처리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게 됐다. 당장 학생 11만 8000여 명의 무상급식비(110억 원)가 발목이 잡혔다. 남은 예산으로 9월 급식비는 그럭저럭 넘어갔다지만 이달부터 농가에 외상 거래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급식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 영아 수당(74억 원), 가정양육수당(22억 원) 등도 차질이 우려된다.
시민들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폭우에 대비한 배수펌프장 운영 예산과 700여 대의 낡은 엘리베이터 교체, 제설 대책 등도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 ‘시민의 발’인 마을버스의 재정지원금도 지급하지 못해 파행 운행이 불가피하다. 마을버스조합은 지난달 26일 시청을 항의 방문해 추경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까지 벌였다.
시의회 파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의회는 회기 때마다 집행부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안건을 부결 또는 보류시키거나 집단 퇴장했다. “인사에 시의회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 “(해외 출장 중인) 시장이 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등 이유도 다양하다.
반복적으로 파행을 일삼는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세금이 아깝다” “기초 의회를 없애자”라는 시의회 무용론까지 나온다.
예산안 처리는 시의회의 가장 큰 책무다. 이를 등한시한다면 직무 유기다. 시의회는 명분도 없는 정쟁을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그게 시민을 위한 시의회의 도리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