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전략태세위원회(CCSP)가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수의 핵무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의 동시 핵전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CSP는 12일(현지 시간)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전략적 위험에 대한 미국의 준비 태세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CCSP는 지난해 국방수권법에 따라 설치된 초당적 위원회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다양화해 미국과 동맹국, 미군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남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재래식 군사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핵무기를 더 먼 거리까지 운반하는 ICBM 기술을 개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장기적인 안전 보장과 함께 한반도에서 군사력 우위를 점하기 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은 2027~2035년 극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핵무기는 203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양적으로 동등해질 것이며, 현재 러시아가 모든 국가 중 가장 큰 핵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와 이를 수호하려는 가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권위주의 정권으로부터 위험에 처해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두 적대국을 동시에 저지하고 격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현재 미국의 핵무기 체계가 중국과 러시아를 저지하기에 충분하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