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가 뒤흔드는 태풍의 눈 ‘프리덤코커스’ 프리덤코커스의 영향력 유지 비결은…
최대 40명 안팎에 불과한 ‘프리덤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득세하는 배경에는 극우 매체의 지지, 보수단체의 자금 후원 등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프리덤코커스의 돈줄 역할을 하는 조직은 1999년 설립된 보수 경제단체 ‘성장클럽’(Club for Growth)이다. 약 5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득세율 인하, 상속세 폐지, 정부 지출 및 사회 보장 축소, 온실가스 억제 조치 반대 등을 주장한다. 웹사이트에도 스스로를 “경제적 보수주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의원을 상대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유일한 단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프리덤코커스의 뿌리인 극우 강경 보수주의 운동 ‘티파티(Tea Party)’도 적극 후원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의원들에겐 정치자금을 몰아주고, 그렇지 않은 의원들에게는 “상대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자신들이 원하는 투표를 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자칭 ‘대안 우파(alternative right)’를 주장하는 극우 매체 ‘브라이브바트’ 역시 프리덤코커스 같은 극우 세력의 ‘확성기’ 역할을 한다. 2007년 창간됐으며 백인 우월주의, 외국인 혐오, 반(反)페미니즘 등을 노골적으로 외치고 있다.
이 매체는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며 하와이주 출생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태어났다거나, 테러범을 지원했다는 황당무계한 허위 정보를 퍼뜨려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면서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해 “뇌 손상으로 각종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이브바트의 공동 창업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초기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낸 극우 선동가 스티브 배넌이다. 그는 2019년부터 자신이 진행하는 극우 팟캐스트 방송 ‘워룸(War Room)’을 통해 브라이브바트 때보다 더 강경한 백인 우월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배넌은 3일 이뤄진 사상 초유의 미 하원의장 해임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배넌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워룸’에 자주 출연시켜 인지도를 대폭 높여줬다. 또 게이츠 의원과 함께 매카시 전 의장에 대한 해임 전략을 짜는 등 프리덤코커스 내 일부 의원을 배후 조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