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카트리네 마리에 굴다게르 글, 시리 멜키오르 그림·강수진 옮김/36쪽·1만4000원·책속물고기(4세 이상)
티네는 리디아의 단짝 친구지만, 거침없는 성격 탓에 때론 리디아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리디아가 엄마랑 놀이공원에 간다는 말을 들은 티네가 리디아의 엄마를 찾아가 “저도 같이 가면 안 되나요?”라고 대뜸 조르는 식이다. 엄마와 단둘이 놀이공원에 가고 싶었던 리디아는 티네와 함께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
리디아는 이웃 집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할아버지는 리디아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평소 리디아가 타고 싶어 하던 말 ‘한니발’을 끌고 온다. “꼬마 아가씨, 넌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며 리디아가 한니발을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이끈다. 한니발 타기에 성공한 리디아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긴다. 곧장 엄마를 찾아가 솔직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티네에게도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다짐한다.
속내를 말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친구에게 휘둘리곤 하는 리디아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과정을 통해 관계의 균형을 위해선 때론 적절한 거절도 필요하단 사실을 깨닫게 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